김석준 부산시교육감(앞줄 오른쪽 다섯째)이 지난 20일 장대현학교를 떠나기 직전 학생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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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20일 오후 1시께 부산 강서구 신호동 장대현학교 학생들은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들어서자 환한 얼굴로 열렬하게 박수를 쳤다. 김 교육감은 “좀 더 일찍 방문해야 하는데 너무 늦게 왔다. 미안하다”고 인사했다.?
장대현학교는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을 무릅쓰고 남쪽에 왔으나 남쪽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북한 이탈 청소년을 가르치는 기숙형 대안학교다. 영호남에서 북한 이탈 청소년 대안학교는 두 곳이 있지만 중·고교 학력을 인정하는 곳은 이 학교가 유일하다. 이곳에서 정규과정을 이수하면 중·고교 검정고시에 응시하지 않아도 된다.?
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장대현학교 학생 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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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 교육감은 지난 20일 장대현학교를 방문해 학생 22명과 교사, 학부모, 미국 풀브라이트 장학재단에서 파견한 교사 등 40여명과 대화했다. 학생들은 질문을 쏟아냈다. 박철민군은 “남북이 70년 동안 갈라졌는데 부산 학교에서 하는 통일교육은 무엇인가”라고 물었다. 김 교육감은 “학교에서 통일교육을 일주일에 1시간 배정하고 있는데 정식 교과목이 아니다. 외부강사가 수업을 하는데 내용이 적절한가 의문이다. 갈등 측면을 부각하는 등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다.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달라질 새로운 모습을 교사부터 공부해서 가르쳐야 한다”고 말했다.?
전예나양은 “통일이 되면 남북 교육격차가 심할 텐데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”고 질문했다. 김 교육감은 “남과 북이 서로 정보가 부족하다. 도로와 철도 등 기반시설에 많이 투자해 소통이 필요하다. 우리는 말이 서로 통하니까 빠른 속도로 서로를 이해할 것”이라고 말했다.?
염용혁군이 통일 방안을 묻자 김 교육감은 “남북통일은 서로에게 유익하고 필요하지만 하루아침에 통일되는 것보다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. 문화 영역부터 공유면서 교류 영역을 점차 넓혀가는 게 좋겠다”고 대답했다.?
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장대현학교 학생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고 있다. 그는 “질문이 너무 까다롭다”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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간담회는 30분 동안 계속됐다. 김 교육감은 학생 대표의 안내로 교실과 기숙사 등을 둘러보고 떠났다. 장대현학교 교장 임창호 고신대 부총장은 “교육감이 우리 학교를 방문한 것은 상징성이 있다. 남쪽에서 방황하던 우리 학생들이 용기를 내 더 열심히 학업할 것 같다”고 말했다. 글·사진 김광수 기자 kskim@hani.co.kr